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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교수의<대화> 독후감.

하부에노 2023. 11. 23. 08:26
  
    리영희 교수의<대화> 독후감.
 
 
수필가 윤 봉춘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라는 
부제가 붙은 리영희씨가 임헌영씨와 
대담 형식으로 쓴 <대화>라는 제목의 
7벡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그림 출처/https://news.nate.com/view/20210524n12246)

2005 년도에 출판된 오래된 책자인데 
책꽃이에 먼지를 털며 다시 읽어 보았다. 

문학평론가인 임헌영이라는 분이 
맞장구를 치는 문자 그대로 대화 
형식의 자서전이다. 



혹시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피해를 입을까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다만 책 한권을 읽고 문자 그대로의 읽은 
후의 한 독자의 소감일 뿐임을 밝힐 뿐이다.



육이오라는 전쟁은 우리 민족의 
비극이 지금도 휴전이라는 준 
전시상태의 화약고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철부지들이 겪은 
육이오 전쟁은 인민군과 국방군이 
맞붙은 치열한 전쟁이었지만 꼬마들에게 
그 전투장면들은 병정놀이 전술 교본이었다.



 6.25 전쟁이 한창 중일 때 
나의 장형님 뻘 되는 우리 
마을의 청년 한 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온 
준수한 용모를 지닌 분이었다. 



육이오 때 인민군이 후퇴하자 
그는 미군의 통역장교가 되어서,
국방색 미군 야전점퍼에 4.5구경 
권총을 허리에 차고 멋진 모습으로 
시골 우리 마을에 나타났다. 

그분이 
그렇게 멋지게 보일 수가 없었다. 


  
먹을 것 입을 것이 귀한 전쟁통이라 
그분 옆에 가면 동네 꼬마들에게 
나누어 주던 달콤한 쵸코렛 맛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맛은 다시 
미제 알사탕으로 연상작용이 일어난다.

해방 후 초등학교 일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내일은 등교시 
봉투 한 장씩을 가져오라는 통지를 하였다. 



종이가 귀한 시절이라 신문지로 
만든 봉투 한 장씩을 가지고 출석하니 
미국에서 원조받은 형형색색의 맛있는 
미제 사탕을 나누어 주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국어 교과서는 군정청 학무국에서 
발행한 누런색 갱지로 만든 책이었다. 



국어책 표지에 그려진 봉황의 무늬는
지금의 대통령 휘장의 원본이 아닐까 
유추하여 본다. 
 
여하튼 명석한 재능을 가진 <대화>의 
저자(著者)는 7년간 통역장교로 복무
한 후 조선일보와 합동통신 외신부 부장,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수,한양대학교 교수, 
일본 동경대학교,서독 하이델 베르크 소재 
사회 과학연구소 미 버크리대학교 부교수등 
화려한 학력과 이력을 보여준다, 

지난 시절 운동권들의 경전이었던 
<전환시대의 논리> <우성과 이성> 
<분단을 넘어서> 등 수많은 저서가 있고 
얼마 전의 윤석렬 대통령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은<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 많은 
저서가 운동권 학생들에게 필수 교본이 되었다. 
  

  
아마 지금은 고인이 되었다지만 
평범한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영(英) 일(日) 불어(佛語) 원전을 
수없이 독파하였다는 수재 중 
수재에 틀림없는 명석한 인품을 
소유한 특출한 인물로 보인다. 

 
  
사견이지만 만일 그분이 좌향좌 하지 
않고 그의 탁월한 재능으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였다면 옥고(獄苦)도 
치르지않고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대담(對談)의 상대자 임헌영이라는 분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여권의 
저서를 출간한 필자와 동시대에 태어난 
문학평론가이다. 

임씨가 화두를 던지고 
리씨가 대답하는 대담형식의 자서전이다. 
  


작자의 이름‘리라는 발음은 두음법칙을 
무시한 북한식 발음으로‘리영희로 표기하여 
북한식 종북사상이라고 평론가 조우석씨는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임헌영(任軒永)씨는 본명이 
임준열(任俊烈)로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동 대학원 졸업 1966년 
현대문학에 등단 등 화려한 문필력을 
지닌 지식인으로 알려진 분이다.
  

     
평론가 조우석씨는 23년 8월 25일 
국제 <국민통합 변화와 확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사파의 마왕 리영희를 작살 냈다는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리영희씨의 자서전에서 기술한 
내용 중에 천 석 군 부자인 외조부의 
집에 문학빈이라는 일자무식의 머슴이 
있었는데 그는 주인집을 탈출하여 
혁명가로 변신, 
  

  
만주에서 독립단원으로 
활약하며 압록강을 건너와 옛 상전인 
저자의 외조부에게 독립자금을 요구하다 
불응하자 외조부가  피살당하는 아픔을 
토로하고 있다. 
(P28) . 

  
그의 미군 통역장교 7년 동안의 
이력은 미국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이었지만, 
  
철저한 반미 사상으로 돌아선 
그의 지성은 신세 진 사람을 
배반한 문학빈이라는 인물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그의 지성은 미국을 바로 
보지 않는 시각으로 생을 마감한 것 같다. 
  

  
한국의 종북 좌파들이 입에 
거품을 품고 미국을 비난하지만 
그들의 자녀들은 미국으로 유학 
보내는 이중적 행동을 한 인간들에게 
역겨운 생각이 든다.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필자에게 
해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가형(家兄)이 
어느 날 아우를 지도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미국 헤랄드 트리분지에서 실시하는 
세계 고등학생을 상대로 경선 하는 
영어 웅변대회에 도전하여 보라는 
장문의 편지였으나 당시 지방 고등학교에 
다니는 필자의 영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언감생심이었다. 

해방 직후에 미국이란 신천지를 
넋을 잃고 동경했던 세계 각국의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한 미국을 알리기 위하여 
그 신문사가 세계 각국의 고등학생들을 
선발하여 미국 구경을 시켜 주었다. 
  
그의 자서전에는 야담과 실화처럼 
재미있는 사회상을 기자의 입장에서 
취재한 일화가 많아 흥미진진한 
일화가 많이 소개되어 재미를 더하여 준다. 


  
한국에서는 
첫해에 고등학생인 백낙청이었고, 
다음 해에 이광수의 조카인 여학생이 
뽑혀 일주일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그녀가 귀국한 김포 비행장에 기자들이 
운집해있었다고, 

당시 김포 비행장은 풀밭에 콘크리트 
활주로가 달랑 한 줄 있었고,청사는 
가건물 한 채만 있었던 시절,비행기에서 
내리는 그 여학생에게 기자들이 으레 
하는 식으로 방미 소감을 물었을 때,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에서 고작 
일주일 머물다 온 이 여학생의 
첫마디가 “Well, well, I' ve forgoten Korean,”
(저어 그게,나는 한국말을 잊어버렸어요)“ 
그런데 마침 비가 오는 날이니까, 비행장 
풀밭에 있던 그 사람들 사이에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나오니, 


 
그 여학생은 그 개구리를 보더니, 
기자들에게 Frog, frog ! How you say 
frog in Korean?(개구리, 개구리 !‘frog를 
한국말로 뭐라고 말하지요?’라고 한 내용의 
기사는 지금 생각하여도 웃음이 나오는 
일화가 소개되었다. 

그 여학생이 이광수의 조카라고 하였는데 
아마 소설가 춘원(春園) 이광수의 조카로 
추청된다.


      
저자(著者)는 필화사건으로 감옥살이도 
몇 번 하였고 생활도 궁핍한 삶을 살았다. 

얼마 전 
Palisades Park 도서관에 들렸더니 ‘
전환 시대의 논리’라는 그분의 책을 
빌려와 읽다가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도 
아닌 필자에게는 시대상과 맞지 않는 
책자여서 읽다 그만둔 적이 있다.

2007년 5월 23일 자 한국어로  
발간된 세계일보 오피니언 란에 
논설위원 전천실씨가 <리영희씨에 대하여>
라는 포럼을 실었는데 <리씨는 억압받던 
시대 한정된 역할 하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서 
사물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측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그런 
그의 역할은 시대적으로 한정된 것이었다. 

이념적으로 억압됐던 
시대에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가 지식인 사회에 끼친 
영향도 따지고 보면 제한된 것이다. 
  


유신 치하에서 반공 일변도의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리씨의 주장이 
참신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 

세상 보는 눈을 넓혀 사물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측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중략, ... 
리씨가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을 
맹 비난 하면서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중략,,,,,>



그가 
청춘의 황금기인 7년 동안의 
통역관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와   
그 제도에 몸 익혀온 분이 반미로 
돌아선 것을 보면 사상(思想)이라는 
이념(理念)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마약과 같은 개념인지 모른다. 

한편 자신의 생애를 소재로 하여 쓴 
자서전을 이런 대담 형식을 빌어서 
쓰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뉴욕 일보에 11월 23일 자 기재된 윤봉춘 님 수필 


자료 화면 
출처 아르헨티나 구굴
Fuente Guggul argentino
Buenos Aires. de Argent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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