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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유행(수필가 윤 봉춘)

하부에노 2023. 5. 19. 11:37
   
    돌고 도는 유행(수필가 윤 봉춘)
    세계 2차 대전 당시 해리 S. 투르먼 대통령, 한 말 영친왕, 일왕 히로히토 사진등을 살펴보면 모두 둥근 안경테를 끼고 있다. 그 모양의 안경이 한 세기가 훨씬 지나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한때는 사각 안경테가 인기를 끌더니 거의 한 세기만에 다시 예날 복고풍이 불고 있다. 유행 따라 새 안경으로 바꾸려면 시력검사에서부터 안경테의 브랜드 선택에다 자외선 방지, 불르라이트 차단, 스크래치 방지코팅 등 여러가지 옵션이 추가되면 만만치 않은 투자를 하여야 한다. 1950년대 말 한국 중고교 학생들은 남녀 공히 교복이라는 제복을 누구나 입었다. 부모님이 사주신 교복 바지를 양복수선소에 들려 바지 단을 넗혀 치마자락처럼 치렁치렁 하는 바지를 입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지금은 바지통이 훌쭉한 쫄바지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유행하고 심지어 여인들의 하의는 겨울 내복처럼 몸에 착 달라붙어 하체 윤곽이 맨몸같이 드러나 착각을 일으키는 세상이 되었다. 옷걸이에 걸린 통 넓은 바지는 서둘러 자선단체 박스에 넣어야 할 때인가 보다. 인간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널리 퍼트리려 한다. 멈추지 않고 변하는 유행 덕분에 인류 문명은 더 다채로워졌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유행은 과도한 광고와 마케팅을 만났고, 일부 현대인은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리 분석가의 해석에 따르면 유행이 확산되는 배경엔 ‘동질성 추구’라는 욕구가 자리한다고 한다. 연예인이 입은 옷이나 유명 여성 정치인의 옷자락에 다는 브로치같은 장신구가 유행을 타는 것도 그들과 같아지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송아지가 자라 일소로 쓸만큼 자라면 한국 농촌에선 소를 부리기 위해서는 코뚜레를 낀다. 소는 주인이 고삐를 잡아 채는 쪽으로 가야 한다. 한동안 젊은 소녀들은 귀걸이에도 셈이 안차 입술, 코빼기에 심지어 배꼽에까지 코뚜레 같은 링을 끼운게 유행했었다. 백마탄 왕자가 자기의 링에 고삐를 걸어주기리를 기다려서일까? 가까운 사람이 고급차를 타면 따라 사고 싶고, 골프 잘 친는 친구가 새로 나온 골프채를 들고나오면 사고 싶어 안달이 난다. 남과 같아지려는 마음 탓에 유행은 확산된다. 그래서 값비싼 고급 차나 고가의 골프 클럽이 잘 팔린다. 무리하게 최신 유행을 따르면 과도한 카드 명세서만 남을 뿐이다. 그래도 무엇이든 널리 퍼지면 진부해 진다. 과거 뜨거웠던 유행도 시간이 지날수록 고리타분해지고 특별한 느낌도 사라진다. 이때 다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상술이 등장한다. 기존 유행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뭔가 새로운 스타일이 나와서 기존 유행을 완전히 구식으로 만들어 버린다. 지금처럼 인구 이동이 많고, 인터넷·방송 등이 보편화 된 사회일수록 유행의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진다. 태양이 소멸되는 날까지 지구는 돌고 역사는 반복되고 유행은 세월의 바퀴를 돌고 돈다. 자료 화면 Google 캡쳐 수필가 윤 봉춘
    뉴욕 일보에 기재된 윤봉춘님 수필
    유행은 왜 돌고 돌까? https://youtu.be/xIPDsfueYRU?t=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