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여가는 천사의 도시
수필가 윤봉춘
산타모니카 해변은
사십여 년 전 들려 보았던 천사의
도시 LA에서 서쪽으로 태평을 향하여
10여 마일 달리면 남국적인 야자나무가
가로수로 줄지어서 시원한 바닷바람이 태평양에서
불어와 오존 냄새를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도시였다.
지난여름에 들려보니
산타모니카 해변은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 슬럼가가 되었다.
차도에서 해변으로 가는
시멘트 계단에서는 홈 레스들이이
뿌려놓은 소변 지린내가 코를 찌른다.
찌그러진 빈 깡통과 바람에
흩날리는 휴지조각은 후진국 빈민촌
풍경과 다름없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니 그럴만한 세월이 흘렀나 보다.
파도가 비벼대는 모래 톰에서
그래도 페스탈로치 할아버지
같은 어느 백인 할머니가 새금파리나
날카로운 조개껍질을 봉투에 주어
담는 사람도 있다.
도덕성이 무너져 가는
세상에 일말의 신선한 천사를 보는 것 같았다.
천사로 이름 지어진 LA 도심지
인도(人道)에 틈새만 있으면
노숙자들이 천막을 치고 산다.
(파란 천막, 까만 천막, 찢어진
천막, 바람불면 천막들이 춤을 춥니다).
어떤 홈레스는 살림이
많아 손수레 뒤에 또다른 트레일러를
매달고 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두 마리의 반려견까지
몰고 다니는 풍경을 볼 수도 있다.
자기 한 입 식사도 걱정되는
처지에 애완견의 끼니까지 챙겨야
하는 그 노숙자의 처지가 딱하게 느껴졌다.
슬럼화 되어가는
천사의 도시를 벗어나 110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 한 시간 남짓 달려가면
산 페드로에 이르러 한인들이
자주 찾는 우정의 종각에 다다른다.
또는 1번도로 PC 하이웨이를
따라 맨하튼 비치,허모사 비치,
레돈도 비치 더 내려가면 부촌 비버리힐스
버금가는 랜초 팔로스버디등에 이르면
부호들의 저택이 푸른 태평양을
향하여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다.
관광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더 내려가 롱비치 항이 내려다 보이는
산마루에 다다르면 한국 정부에서
지어 기증한 우정의 종각이 자리 잡고있다.
우정의 종
(Korean Bell of Friendship)은
미합중국의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미 두 나라의 우의와 신의를
두텁게 하는 뜻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미합중국 국민에게 기증한 우정의 선물이다.
로스엔젤레스의 관문인 샌피드로 항
인근의 바닷가에 있는 Angel's Gate
공원에 1976년 7월 4일 준공되었다..
주석, 동, 금, 은을 섞어 만든
이 종은 한국의 종이 가지는 특색과
우아한 전통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종의 고리에는 용이
조각되었고 그 위엔 음통이 나있다.
종의 둘레 네 곳에는 한.미 두나라의
자유와 독립,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여신의 모습이 나란히
새겨져 있고 그리고 종의 아래와 위의
가장자리에는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 무늬로 띠를 두르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 건축 양식으로
세워진 종각은 청기와로
지붕을 이었으며, 한국 고유의
단청과 문양으로 채색되었다.
이 우정의 종은 자유와 독립의
신념을 바탕으로 굳게 맺어진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의 전통적 우의와 빛나는
발전과 무궁한 번영을 위하여
영원히 울려 퍼지기를 기원한단다.
종각 광장은 천하 대장군 지하대장군
장승이 서 있어 기념사진 촬영 자리가 되었다.
천사의 도시를 끼고 북쪽
말리부 해변으로부터 남쪽으로 뻗어내려
팔로스버디까지 수많은 해수욕장은
천사의 도시답게 관리가 잘 된 휴양지이다.
한국 뉴스를 보면 피서객이
붐비고 지나간 해변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지만
그래도 미국 다운건
백사장에 10 미터 거리마다 커다란
쓰레기통이 놓여있고 적당한
거리에 화장실과 그 옆엔 간이 샤워장도
있어 마음만은 풍성한 느낌이다.
이른 새벽이면 백사장에
밤새 밀려온 해초 더미를 특수트럭이
갈퀴질을 하여 청소한다.
해수욕장 마다 배구코트가
군데군데 있어 이른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남녀 젊은이들이 비키니
해수욕복 차림으로 게임을 하며
탐스런 근육을 과시하고,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는
수많은 서핑족들이 파도치는
물결위에 파도를 타는 모습은
멀리서 보면 갈가마귀 떼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레돈도 비치 해구에는 낚시꾼이
매일 붐비고 한국의 횟집이 두개가 있어
던지네스 게찜에다 해물잡탕을 파는데
플라스틱 앞치마를 목에 두루고 나무망치로
금방 쩌낸 따뜻한 계를 두드려 속살을
파먹는 재미는 좋은 추억이다.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레돈도비치
횟집에서 계찜을 먹었으면 후한 접대를
받았다고 흡족해 한다하니
한인 들에게는 명소임에 틀림없다.
한국인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가
두곳이나 있고 히스패닉이 좋아하는
생선 튀김집이 백여 곳이 성업중이라
요란스러운 라틴음악은 끊이지
않고 귓전을 때린다.
또 한 층 더 올라가면
아늑하고 고급스런 식당들이 많다.
양식 조개를 즉석에서 쪼개
진주 알맹이를 파내어 목걸이나
귀걸이를 만들어주는
가게는 주말이면 손님들이 줄을 선다.
지난 10월에는 부두에서
앤틱카 전시회가 열려 각가지
옛날 차들 이 전시되었는데 필자가
태어나기 전에 제작된 수 많은
차종들이 눈을 즐겁게 하여 주었다.
차주는
차 옆 의자에 앉아 구경꾼에게
주저리 주저리 차 자랑을 한다.
아 이것이 마음의 여유인가 보다.
세월이 흘러 흘러 새로운
캘리포니아 참신한 주지사가 새로
나오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시장님이 나와서 이름에 걸맞는
천사의 도시가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뉴욕 일보에 12월 27일 자 기재된 윤봉춘 님 수필
자료 화면 출처/Pantalla Base/Guggul/Argentina
Redondo Beach, California | Walking Tou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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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 레돈도 비치 |
워킹 투어 2023 | 레돈도 해변 부두
[4K](1부) 🇺🇲
https://youtu.be/pcyqDzaWfkk?t=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