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여가는 천사의 도시 수필가 윤봉춘 산타모니카 해변은 사십여 년 전 들려 보았던 천사의 도시 LA에서 서쪽으로 태평을 향하여 10여 마일 달리면 남국적인 야자나무가 가로수로 줄지어서 시원한 바닷바람이 태평양에서 불어와 오존 냄새를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도시였다. 지난여름에 들려보니 산타모니카 해변은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 슬럼가가 되었다. 차도에서 해변으로 가는 시멘트 계단에서는 홈 레스들이이 뿌려놓은 소변 지린내가 코를 찌른다. 찌그러진 빈 깡통과 바람에 흩날리는 휴지조각은 후진국 빈민촌 풍경과 다름없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니 그럴만한 세월이 흘렀나 보다. 파도가 비벼대는 모래 톰에서 그래도 페스탈로치 할아버지 같은 어느 백인 할머니가 새금파리나 날카로운 조개껍질을 봉투에 주어 담는 사람도 ..